저희 연구실의 졸업생이자 학부 재학 당시 학부 인턴십을 수행하였던 박종훈 학생의 글이 한양대학교 컴퓨터 소프트웨어 학과 학부 뉴스에 게시되었습니다.
안녕하세요. 컴퓨터공학부 졸업생 박종훈입니다. 저는 우리 학교에서 학부와 석사과정을 졸업 했습니다. 저의 진로 선택에 학부생 연구실 인턴쉽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됐기에 그 경험을 나누려고 합니다.
학부 연구생
‘취업을 할까, 대학원에 갈까?' '대학원에 가면 무엇을 하는 걸까?' '연구실 생활은 나와 잘 맞을까?' 학부 3학년이 되자 졸업 후 진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함께 여러 생각들이 떠올랐습니다. 수업은 2학년과 달리 갑자기(?) 어려워졌고 주어진 과제들을 해내는 데 급급하다보니 물음에 답은 얻지 못한 채 시간이 흘러갔습니다. 3학년 1학기가 끝나갈 즈음, 저의 마음은 대학원 진학으로 기울고 있었지만 대학원 생활에 대해 아는 것이 없다 보니 확실하게 결정을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제가 가진 질문에 답을 얻기 위해 학부 웹사이트에 들어가 교수님들의 연구실 홈페이지를 하나씩 살펴보았습니다. 그 전까지는 수업이나 과제의 목적 이외에는 연구실 홈페이지를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었는데, 들어가 보니 교수님들께서는 무슨 연구를 하고 계신지, 연구실 구성원은 어떻게 되는지 등을 알 수 있었습니다. 저는 왠지 어려워 보이는 논문제목들을 보면서 연구라는 것을 어떻게 하는 것인지 궁금해졌고, 연구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발견해내거나 결과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흥미로워 보였습니다. 저는 그 중 제가 평소 관심 있던 분야를 연구하시는 교수님께 연락을 드렸고, 교수님과의 상담 후 학부 3학년 여름방학 기간에 약 한 달간 연구실 인턴으로 일하기로 하였습니다.
연구실 생활
인턴쉽 날이 다가올수록 '내가 과연 잘 할 수 있을까?'하는 걱정이 들었습니다. 그 때까지 저는 수업을 듣고 과제를 한 것 외에는 별다른 경험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쩌면 당연하게도 교수님께서는 첫 미팅 후 제가 수행하기에 적당한 과제를 주셨습니다. 제가 맡았던 과제는 대량의 단백질 데이터 (문자열 데이터)를 비교하여 차이나는 부분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여름방학 한 달 동안 연구실에 마련된 제 자리로 출근했습니다. 처음 일주일은 연구실 선배에게 분석할 데이터에 대한 설명을 듣고 분석 방법을 배웠고, 이 후에는 맡은 과제를 진행하면서 학부 수업에서 배우지 않았던 심화된 string match 알고리즘을 공부하고 대량의 데이터를 다룰 때 자료구조와 알고리즘이 수행 속도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중간에 질문이 생기거나 해결되지 않은 문제가 있을 때는 연구실 선배나 교수님과의 미팅을 통해 함께 풀어나갔는데 이 경험은 마치 리더를 따라서 미지의 장소를 탐험하고 온 느낌을 주었습니다. 짧은 기간이라 대단한 결과를 낼 수는 없었지만 하나의 문제를 맡아서 해결해 볼 수 있었고, 또한 대학원 진학에 궁금증이 많던 학생으로서 연구실 생활은 어떤지, 교수님의 지도 스타일은 어떤지 등을 직접 경험하고, 연구실 선배들도 미리 만나볼 수 있었던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대학원 진학
이후로도 진로에 대해 많이 고민했지만 결국 한양대 대학원 진학을 선택했는데 이 때 학부 연구실 인턴쉽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잘은 모르지만 이 연구 분야에 제가 흥미가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제가 중요하게 생각했던 교수님의 지도 스타일과 연구실 분위기를 알 수 있었기에 이를 바탕으로 앞으로의 연구실 생활이 저와 잘 맞을지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입학한 후에는 연구실 선배들을 미리 알고 있었기 때문에 연구실 생활 적응이 좀 더 수월했고, 연구에 더 집중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덕분에 석사과정 중에 저명한 국제학술지에 주저자로 논문을 발표할 수 있었는데, 연구 결과를 논문으로 작성하고 발표하는 과정 자체도 매우 유익하고 흥미로운 경험이었습니다.
저는 올해 2월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가을에 University of California San Diego에 Computer Science and Engineering 학과 박사과정으로 진학하게 되었습니다. 되돌아보면 학부생 인턴부터 시작된 연구 경험이 제 자신을 더 잘 알아가는 기회가 되었고, 석사과정부터 해외 박사과정 진학까지 큰 도움이 됐던 것 같습니다. 후배님들도 연구실 인턴쉽을 통해 자신의 진로를 사전에 경험하고 또 새로이 개척하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기 바랍니다.